나쁜 작자와 낯선 복도를 나란히 걸으며 지금 자신이 바로 그를 만나러 가는 것임을
직감했다. 선사한 그 문제의 인물을 만나면 실컷 욕을 해 주리라 내심 단단히 벼르고
있었다. 이사예약 지옥에서 극락으로
2━━━━━━━━━━━━━━━━━━━━━━━━━━━━━━━━━━━ 방은
매우 특이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원형의 방이었으며,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 알 수 없는
거무튀튀한 빛깔의 벽에다 장식물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휘장 건너편을 뚫어지게 응시하며 앉아 있었다. 단지내이사 등을 돌린 채 앉아 있는
그림자를 응시하는 그의 신색엔 형용할 수 없는 복잡한 빛이 가득 떠올라 있었다. 인물을
뇌리에 떠올리고 있었다. 이사업체비교견적 분위기가 얼마나 지속되었을까 문득, 휘장
너머에서 묵직하고 위엄 있는 음성이 흘러 나왔다. 설유흔의 눈에 빠르게 이채가
스쳐갔다. 듣는 순간, 자신의 추측이 적중했음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입을 굳게
다문 채 묵묵히 듣기만 했다. 기인으로 평가되는 천외성자 天外聖子 의 등장으로 유례
없는 안정과 평화의 시대를 구축했음은 너도 잘 알 것이다.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직천리 10806
얼굴에 흠칫 놀람의 빛이 떠올랐다. 단지내이사 오오, 천년무림 사상 최대의 신비인으로
기록된 그 이름을 어느 누가 모르랴 이사길일 그것에 혼을 바치고자 한 자. 별처럼
헤아릴 수도 없이 아득한 옛날부터 명멸해 간 무림인들은 숱하게 많다. 눈처럼 흰 백발이
성성한 고희의 나이로 무림 武林 에 출도했다. 세월은 단 삼 년. 세월에 그는 전설을
이룩했던 것이다. 그는 마치 혼탁한 이 세상을 구제하기 위해 하늘에서 홀연히 내려온
구세자와도 같았다.
빠뜨리며 우후죽순처럼 솟아오르던 변황오천세 邊荒五天勢 가 단 이 년 만에 흔적도
없이 와해되었고, 무림 사상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지하 흑도무림의 장악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은 무혈대전으로 이루어 냈다. 나타날 때 혼자였듯이, 그는 이 위대한 기적을
단 혼자의 몸으로 창조해 냈던 것이다. 단지내이사 찬란히 스쳐 지나가는 유성처럼, 삼
년에 걸친 일인전사의 신화를 마무리짓고 사라질 때도 그는 역시 혼자였다. 자명한
것처럼, 천외성자 天外聖子 의 신비는 영원히 풀 수 없는 이 시대의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시대로 마무리된 줄 알고 있으나 그것은 오산이다. 감회를 담고 은은히 울려
퍼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