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어이없는 심정이었다. 무명은 더할 수 없이 서문자매가 애처롭게 느껴졌다.
실내창고 그 일이 있고 나자 수많은 제자들이 본가를 떠났어요. 대륙세가는
쇄락일로를 걷게 되었어요. 본가를 교묘하게 견제하고 쓰러뜨리는 술수였어요.
형제를 자처하고 있지만, 그들은 강한 자라면 언제든지 밟고 짓누르려는 속셈을 갖고
있는 비열한 무리들이에요. 떨리고 있는 것을 그는 느꼈다. 전 여섯 명의
전대기인들이 모여서 이룩한 형제가였지만 지금에 이르러선 모든 약조가 깨어진
상태예요. 지금쯤 어디서 강호를 떠돌고 계신지 그것도 아니면 그때부터 할아버님도
성격이 많이 변하셔서 흑흑.
끝내 그녀는 격하게 흐느끼고 말았다. 용달이삿짐 털어놓을 수 없었다. 수 있으랴.
털어놓는다 한들 의지가 될만한 상대 역시도 없었다. 짐센터 무명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나자 그녀는 더할 수 없이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것을 느꼈다. 무명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흐느꼈다. 무명은 그녀의 어깨를 꼭 끌어안고 다독거려
주었다. 그리고 흐느낌이 잦아들 때까지 기다렸다. 비로소 그는 그토록 아름다운 두
자매의 얼굴이 왜 어두운 그늘로 덮혀 있었는가를 이해할 수 있었다.
서울 종로구 교북동 3029
그는 서문응경의 어깨를 가볍게 다독거렸다. 용달이삿짐 상심 마시오. 언젠가는
소저의 아버님도 돌아오실 게요. 그녀를 부드럽게 포옹해 주었다. 소리가 들려왔다.
약국이전 수하로서, 얼굴 가득 놀람과 당황이 뒤섞여 있었다. 사람 앞에 이르러
포권하며 말했다. 가주님 분위기를 깨뜨려서 죄송합니다. 지금 본가를 찾아와 시비를
거는 자들이 있습니다. 음성으로 무사를 나무랬다. 지금 본가는 새로운 가주님의
부임을 맞아 축제기간이 아닌가요 그렇다면 치도곤을 쳐서 쫓아보낼 일이지. 젊은
수하는 더욱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말씀은 그런데 그게 간단치가 않습니다. 인원이
부상당한 상태이며.
서문응경과 무명이 놀라 동시에 물었다. 상대가 워낙 막강한지라 벌써 본가무사들이
많이 다쳤습니다. 용달이삿짐 살짝 아미를 찡그리며 반문했다. 포장이사방문견적
모르겠습니다. 무명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느끼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오라버니가 나서야 할 필요는 없잖아요 가주를 찾는다니 당연히 내가 나가보아야
하지 않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