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그것은 동병상련을 지닌 자의 공감 때문인지도 몰랐다. 대한 감정을 감춘 채
살아왔다. 이순간 죽음을 목전에 둔 그들은 서로의 감정을 더 이상 숨기지 않았다.
전국이삿짐센터 백현릉은 바보가 아니었다. 그는 두 사람의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 표정을 지었다. 만신창이가 된 모습이었다. 예랑. 우리는
인연이 없구료. 좀 더 일찍 만나야 했었소. 얼굴에 희미하나마 수줍은 미소가
떠올랐다. 늦지 않았어요.
히죽 웃었다. 그렇구료. 내세에는 항상 같이 있을 수 있을 테니까. 이사보관료
눈시울이 시큰해졌다. 달싹거렸다. 보관이사후기 죽은 후 옥환겁은 미인겁을 잠시
본 후 말했다. 거두지 않아도 되오. 다만 하나의 묘비에 함께 이름을 써서
만겁불회림에 세워주시오. 그는 옥환겁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알았다. 울렸다.
말했다. 하하 물론이오. 비록 살아서는 함께 하지 못했으나 죽어서는 영원히 당신의
곁을 떠나지 않겠소. 사람은 손을 꼭 잡았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한 날 한 시에
태어나지는 못했으나 살아있는 동안 서로 사랑을 나누지는 못했으나 죽는 순간만은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채 함께 한 것이었다. 넘치는 격동을 주체할 수가 없어 그저
넋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경상북도 영주시 이산면 신암리 36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