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대결은 더욱더 할 수 없는 것이다. 역시 마찬가지로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사절차 하지만 낭천은 그것을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앞으로 마주
응수해 갔다. 이러한 광경을 보자 아연실색하여 자신도 모르게 하마터면
크게 소리를 지를 뻔했다. 외마디의 고함소리와 함께 대나무 검을 쌍금당의
중앙을 뚫고 앞으로 똑바로 찔러갔다.
순간 대나무 검은 상대방의 목을 여지없이 관통시키고 말았다. 퀵이사
그리고 아랫도리가 갑자기 싸늘해지더니 금시 쓰러져 버렸다. 검법이
있으리라고는 정말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나머지 사람들은 이 무서운
죽음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그 자리에서 구토를 일으켰다. 그들은
이제서야 죽음이라는 것이 이렇게 공포스럽고 추악한 것이라는 것을
발견한 것 같았다. 손없는날이사 낭천은 더 이상 손을 쓰지 않고
태연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나머지 아홉 명은 두 눈이 휘둥그래진
채 낭천을 바라보고 있었다. 허리를 구부려 토하기 시작했고 또 다른 한
사람은 방성통곡을 했다. 통곡을 하며 토해내고 싶음을 느꼈다.
충청남도 예산군 봉산면 사석리 32405
검을 손에 낀 채 앞장서 걸어갔다. 생명을 앗아갔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까지도 그대로 짓밟아 버리고 말았다. 앞에 갑자기 문이 하나
나타났다. 퀵이사 초류빈의 생사를 알 길이 없었다. 자신도 모르게 기쁨의
만족스러운 웃음을 떠올리며 문앞으로 급히 달려나왔다. 11월이사 현기증을
느꼈으며 발을 잘못 딛어서 마치 끝없는 낭떠러지로 떨어져 내려가는
아찔함을 느꼈다. 모든 계획은 모두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단계에까지
와서 실패를 하다니 이보다 더 큰 고통이 어디에 있겠는가. 이러한 타격은
사람으로서 가장 견디기가 어려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