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들면서 생각했다. 또한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수거이사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지는 못했다. 더 의혹이 크게 일어났다. 인기척을 느꼈다. 잠시 후, 문이
열리며 한 사람이 안으로 들어섰다. 위에 쓰여져 있던 글귀를 손으로 문질러
지워버리며 고개를 들었다. 용소군은 내심 탄성을 발했다. 자삼을 걸친 십육칠 세
정도밖에 되어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소녀였다. 창백해 보일 정도였다. 소녀의
양뺨은 추위 탓인지 발갛게 상기되어 있었다.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이더니 곧
수줍게 눈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날씨에 눈보라치는 험산준령을 넘는 사람이
이렇게 아름다운 소녀였다니.
기분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특수화물 음성은 꾸밈이 없는 순수하고 달콤한
음성이었다. 일요일이사 일어나 벽난로 위에서 끓고 있는 물을 따라 주었다.
미소녀는 섬섬옥수로 물그릇을 받으며 생긋 웃었다. 물을 한 모금 마신 후
나긋나긋한 음성으로 물었다. 시진 정도 빨랐을 뿐이오. 미소녀는 눈을 반짝
빛내더니 손으로 입을 가리며 교소를 흘려냈다. 그녀의 모습은 청초함과 순결한
일면을 지닌 반면 이따금씩 드러나곤 하는 미태는 폭발적으로 고혹적이었다. 잠시
머리가 혼란해지고 말았다. 않는구나. 도무지 순간마다 인상이 변하곤 하니.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원안리 18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