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고 날렵하게 찔러내는 것이 전혀 변화가 없어 보였다. 한 자루의 검이 그의 손에
쥐어지자 마치 노반의 손에 도끼 자루가 쥐어지고 희지의 손에 붓이 들린 것처럼,
비단 생명이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영기마저 깃들었다. 야간이사 그는 아주
수월하게 순식간에 이미 심삽검을 찔러냈다. 냇물 위에 갑자기 살기가 감돌았고
천지간에도 살기가 일어난 듯했다. 후 모든 변화는 멈춘 것처럼 보였다. 무척 느리긴
하지만 여전히 변화하고 있었다. 일검은 마치도 용을 그릴 때 눈동자를 마지막으로
그려 넣은 것처럼 공허하기는 했으나 모든 전환과 변화의 중추가 되었다.
찔러냈다. 하늘을 뒤덮고 있던 검은 구름을 헤치고 찬란하게 빛나는 느낌을 주었다.
온화한 햇살이 아니라 땅을 이글이글 뜨겁게 데우는 땡볕과 같았다. 흙침대이사 했다.
일검을 찔러내자 모든 변화는 그제서야 진정으로 멈추었고 이미 끝간 데까지 흘러간
물결이 이제는 완전히 고갈되고 만 것 같았다. 이때, 검의 끝이 갑자기 기이한 진동를
일으켰다. 끝이 원래는 비스듬히 화로의 불꽃을 가리키고 있었는데 진동이 일자
화로의 불이 갑자기 꺼져 버렸다.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동빈1가 37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