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했던 모든 일들이 그의 마음속에서 떠올랐다가는 사라졌다. 명월협에서
밤중에 서로 주고 받았던 말들, 그리고 무당산에서의 분규, 그리고
대사막에서의 이별등등 그 중 그를 가장 슬프게 하는 것은 지난 일이란 모두
지나간일이고, 다시 되돌이킬 수 없다는 점이었다. 3.5톤이사비용 수 있는
일이라고는 오로지 밤이면 밤마다 이곳에서 그녀가 살고 있을 그곳을
바라보는 것뿐이었다. 마치 술이 취한 듯 넋을 잃은 채 멍하니 서서는 머리
위에 떠 있는 별들을 바라보았다. 옥나찰의 말이 떠올라 그는 마치 그녀가
머리 위에 떠 있는 별들처럼 자기와는 가까우면서도 먼 존재처럼 느껴졌다.
더불어 슬픔이 복받쳐 올라 좀처럼 자신의 감정을 억제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탁일항은 자기도 모르게 석벽에다가 디음과 같은 한 수의 시를
새기기 시작했다. 용달예약 서로 헤어진 후 서로의 소식을 몰라라. 인생임을
일찍이 알았거니와 다만 이 세상에 지기를 가지고 있어이제서야 하늘가가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되었구나. 지나고 나니이슬을 맞고 나서 한기를 느낀
것과 같도다. 바람에 무수한 꽃잎이 떨어졌으나아직도 그윽한 향기 숲에서
풍기더라.
경상북도 영천시 화북면 횡계리 38813
그는 낭랑히 그 시를 읊었다. 이삿짐업체 시를 읊는 소리가 메아리 되어
산봉우리와 물가 위로 흩어져 갔다. 광채를 빛내고 있었다. 이삿짐업체 깔려
나직히 드리워져 있었고 산 바람은 세차게 불어대고 있었다. 중년의 승려가
굽이진 산길을 돌아서 빠른 걸음으로 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포장이사짐보관
들고 검은 구름이 나직이 드리워진 하늘을 향해 시선을 던졌다. 부근에는 몇
곳에 무성한 가시덤불이 늘어 서 있을 뿐 눈을 씻고 멀리 둘러 보아도 그저
면면히 이어져 있는 산줄기와 붉은 흙 위에 돌출한 거대한 바위들이 늘어져
있을 뿐이었다.
승려는 마음이 다급해진 나머지 옷자락을 걷어 붙이고 전력을 다해 달렸다.
이사가전 되었을 무렵, 그는 이미 십여 곳의 조그만 산등성이를 잇달아
넘었다. 그때, 하늘에서 번개불이 번쩍하더닌 천둥소리가 벼락같이 터져
나왔고 콩알 같은 빗방ㅇ루들이 갑자기 맹렬하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수
없다는 듯 체념하는 빛이 떠올랐다. 이삿짐업체 전력을 다해서 줄달음을
치며 이 한 차례의 뇌우를 피하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