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컴컴하고 무시무시한 동굴을 보자 이 동굴 어딘가에 자기의 낭군이 쓰러져
있을 것을 생각하니 절로 눈물이 글썽이는 것을 느끼며 즉시 동굴을 향해
걸어갔다. 따라가며 만류했다. 부인, 잠깐만 여기는 갈림길이 많으나 흑풍안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은 단지 세 곳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그러자 용주주도 나서며
걱정스러운 듯이 말했다. 게 나을 거예요. 그런 것은 무서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동굴 안을 마치 대낮처럼 환하게 밝혀 주었다. 이삿짐짐보관 등불을 켜고
음총관의 뒤를 따라 곡 안을 향해 걸어 들어갔다. 봉고차이사 이 동굴의 지세는
매우 기복이 심하여 이들이 이 장도 못 가서 즉시 왼쪽으로 급히 꼬부라지는가
하면 걸어가면 갈수록 더욱 컴컴하고 음침했다. 보관이사금액 밝히고 있었지만
그 세 개의 등불도 삼 장 정도의 거리밖에는 비치지 못했다. 꼭한 번씩 좌우로
방향을 바꾸게 하는 균형은 있었다. 이렇게 해서 약 차 한 잔 마실 시간을
걸어가니 과연 눈앞에 세 개의 갈림길이 나타났다.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후평리 10007
음총관은 갈림길 바로 앞에서 걸음을 멈추며 지시했다. 이삿짐짐보관 세 패로
갈라져야 합니다. 우리 세 패로 나누어 빨리 갑시다. 말이 끝나자마자 음총관이
갑자기 신음 소리를 내며 발로 땅을 찍었다. 말고 돌아서며 급히 물었다.
반포장용달이사 소불이는 눈을 흘기며 짐짓 화난 듯한 어조로 말했다. 겁주지
마시오. 여기가 어떤 귀하신 분의 집도 아닌데 그까짓 모래쯤 밟았다고 해서
무엇이 그렇게 큰일이 났다고 떠드는 거요 목소리로 말하며 고개를 저었다.
거두며 안색을 굳혔다. 빈정대는 듯한 소불이의 말에도 아랑곳없이 매우
신중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