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구려. 당신의 귀성대명은 원이고 이름은 군직이오. 형씨의 귀성대명은
어떻게 되시오 콜화물 감았다 뜨며 말을 계속했다. 곳을 골라 통음을 하실 수
있으니 퍽도 팔자가 좋구려. 섭섭하게도 항아리 안의 술이 많지 않아 우리 두
사람이서 양껏 통음할 수가 없으니 지금은 술을 살 방법이 없소. 그렇지
않다면야 황보 형과 한바탕 멋들어지게 마셔 보고 싶은데 황보유의 두 눈에
기쁨의 빛이 스쳤다. 취해서 돌아가는 길은 평탄하고 조용해야 한다던데. 이
곳은 그렇지가 않구려. 나는 평소에 술 취해 본 적이 없었소. 그런데 오늘은
아까 몇 모금을 마시고 나니까 기분이 아주 좋아지는구려. 확실히 가는 길이
평온하고 조용한 것 같소이다.
형도 처음으로 술을 입에 대셨단 말이오 이거 참, 우연의 일치구려. 소제도
평소에는 술을 혀끝에도 대지 않았소. 그러나 술은 고민을 해결하는 좋은
친구라기에 오늘 술을 사 와서 한 번 취해 보려고 했었던 것이오.
저렴한포장이사 속에서 술기운이 뒤틀어 올라 또 한번 광소를 터뜨렸다. 두
눈을 찔끔 감았다 이윽고 그의 웃음 소리가 그치기를 기다려 손을 내렸다.
경상북도 의성군 구천면 소호리 37369
아시겠소 저렴한포장이사 왔을 때, 내가 당신을 죽이려 했었던 일이 생각나서
웃었소. 오히려 당신을 구해 주고 나니 이렇게 술도 얻어 마시고 또 다정한
술친구가 되는 것을. 하하하 식은땀이 배어드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무섭게
꿀꺽꿀꺽 두 모금 들이켰다. 이삿짐맡기는곳 그의 앞가슴을 쳐 주었다.
보관이사금액 황보 형이 아까 소제의 발목을 잡지 않았더라면 좋았을걸 뭘
후회를 다 하시오 지금 당장이라도 당신이 원한다면 냇물 속에 처넣어
주리다. 한 번 입 밖에 낸 말은 머리통이 부숴져도 주워 담을 용기가 없는
황보유였다. 말을 마치자 황보유는 벌떡 일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