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수 없다고 하면 장소를 가르쳐 주지 말라고 했소. 은의선자는 안색이 싸늘하게
굳어졌다. 이사가격비교 화제를 바꾸자 내심 그녀를 상대하기가 몹시 어렵다는 느낌이
들어 찻잔을 들었다. 그는 눈으로 찻잔을 주시하자 문득 소림사의 미혼성약의 일이
생각났다. 차를 들지 않는다 해도 아마 살아서 이 집을 나가기란 꿈 속에서도
있었지만 황보유의 머릿속에서는 쾅, 하는 소리가 나면서 한 마디 말이 자꾸만
반복되고 있었다. 박스창고 의부와 여동청의 실종은 틀림없이 삼공의 소행일 것이다.
공자는 왜 마음이 괴로우냐는 말 한 마디 묻지 않음에 추측한 생각이었다. 황보유가
당한 일을 그녀가 모르고 있다면 물론 그에게 왜 그러느냐고 꼬치꼬치 캐어 물었을
것이다. 보관이사후기 두렵게 하는 기이한 광채가 뿜어나오고 있음을 알자 별안간
가슴이 섬뜩하여 앙칼지게 소리쳤다. 동시에 들리더니 똑같이 뛰쳐나와 한 명은
정면으로 황보유를 덮쳐갔고, 다른 한 사람은 황보유의 뒤에서 손가락을 나란히 세워
날쌔게 그의 혈도를 찔러갔다.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예곡동 51774
암암리에 혈기의 기공을 일으켜 혈도를 보호하고는 앞에서 가해오는 일 장에 대해서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다. 박스창고 은의의 사나이는 무쇠같은 자기의 주먹이
황보유의 얼굴에 정통으로 부딪치려는 순간, 그가 피하지도 않고 가만히 서 있자
장세를 급히 아래로 낮추고 손가락을 나란히 붙여 혈도를 찌르는 수법으로 바꾸었다.
혈도 한 곳을 찔리고 말았다. 이놈은 태양곡에서 온 놈이 아니면 천성오에서 보냈을
것이다. 사무실이사 사나이는 몸을 굽힌 뒤 즉시 물러갔다.
울리면서 우두커니 생각에 잠겼다. 이삿짐창고보관 하니 그녀는 틀림없이 내가 삼공의
사람인 줄로 믿고 있구나. 내가 진작부터 그녀를 비롯한 세 여자간에 싸움이 치열한
것을 알고 있는 만큼 그녀가 그렇게 그릇된 인식을 하는 것도 심히 타당한 일이라
생각지 않을 수 없다. 박스창고 쓰는 수단을 모르지는 않겠지 아마 빨리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너는 태양곡의 사람이냐 아니면 천성오의 사람이냐 나는 다만 황보
공자가 보내서 온 사람이오. 그런데 낭자께서는 나를 어떻게 할 작정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