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인들은 일제히 잔을 기울였다. 있느냐 어서 네 목숨을 구해주신 전대협께 술이라도
따라 드리려무나. 2.5톤반포장이사 붉혔으나 두 손으로 술병을 잡았다. 음성은 가늘게
떨고 있었다. 눈에 얼핏 안타까움이 스쳤으나 천신행의 시선은 그녀를 보고 있지
않았다. 술자리가 파하자마자 천신행은 천강보를 떠나려 했다. 천신행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서성이고 있었다. 있었다. 않는구나. 강호에 다시 나온 지 꽤 됐는 데도 아직도
심사를 다스리지 못하다니.
소리가 들렸다. 5톤포장이사 되겠소 열어주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약국이전 방
안으로 들어왔다. 노부가 체면을 무릅쓰고 대협께 물어볼 말이 있소. 열었다. 질문에
천신행은 흠칫했다. 떠돌이에 불과한 몸이 어찌 가정을 가질 수 있겠소 아직 없소이다.
그 말에 강청후는 안도의 빛을 드러냈다. 모른다고 탓하지는 마시오.
경상남도 산청군 단성면 소남리 52247
부탁할 일이 있소. 그것은. 혼자이사 거북한 모양이었다. 5톤포장이사 그것은 실은
노부의 미천한 여식을 맡아달라는 부탁이외다. 딸아이 교육 하나만은 잘 시켜왔다고
자부하오. 그 아이는 부덕을 목숨처럼 섬기는 아이요. 지아비를 섬겨야 함은 도리가
아니겠소 그 아이는 어제의 일로 인해 평생 혼자 살겠다고 하는 구료.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구료 딸아이가 불운하여 그같이 수치스런 일을 당한 것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순결한 아이가 자신의 모든 것을 전대협께 보여주고 말았으니 그 아이는 대협이 아니면
시집갈 수가 없게 되었소이다.
간곡히 말했다. 간이이사 딸아이를 거두어 주시는 것만이. 5톤포장이사 정색을 하며
그의 말을 중간에서 잘랐다. 혼인은 인륜지대사라 했거늘 어찌 그런 식으로 맺어진단
말이오 게다가 아무리 그런 일이 있다해도 보주께서는 어찌 앞날이 창창한 여식에게
그같은 일을 강요할 수 있단 말이오 그만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대협의 짝이 되기에는
부족함을 노부도 아오. 그러니 꼭 정실로 받아달라는 것은 아니오. 단지. 결심한 듯
말했다. 부디 대협이 거두어주시기만 한다면. 부탁이외다.
눈을 지그시 내리감았다. 5톤포장이사 또한 강청후의 내심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고시원이사 없소이다. 안색은 절망으로 일그러졌다. 눈길로 천신행을 주시하더니 곧
허탈하게 웃었다. 지나치게 내 욕심만 차렸나 보구려. 할 수 없는 일이오. 전대협, 그럼
노부는 이만 물러 가겠소. 편안히 주무시오. 억제하며 몸을 돌렸다. 그는 한숨을 쉬며
문을 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