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만 계속하던 천소기는 이번엔 수직으로 지저로 파고들어 보았다. 후퇴한 곳은 한 번
지나온 곳이기에 비교적 움직임이 용이하였고, 진동음도 적게 나는 곳이었다. 속을
돌아다니기 시작하였다. 자 깊이기에 언제든 신형을 공중으로 뽑아 올릴 수 있는
곳이었다. 영마의 검은 지치지도 않는지 연신 땅 속을 헤집었다. 침대보관 신속하게
공중으로 솟아오르며 수직으로 검을 찔러 갔다. 틀리면 여지없이 난도질을 당할 그런
무모한 자세였다. 가랑이 사이에서 솟아오르며 찔러 오는 도룡반검을 보면서도 일순간에
대응할 수 없었다.
찰나의 빈틈은 죽음이라는 영원으로 향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반포장이사견적 낭심을
관통하여 검의 자루 깊이까지 박혔다. 힘에 못 이겨 영마의 신형은 기우뚱하더니 이내
거칠게 내동댕이쳐졌다. 영마는 영원히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널 수밖에 없었다. 씻어
내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경상남도 밀양시 상남면 연금리 504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