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에는 장문인 잔운존자를 위시한 유운사태와 아미쌍소, 고봉일검 변호,
행운두타 등 단운애 법우선원의 십이 명 고수들이 모두 와 있었다. 천막 안에
철검선생의 제자로 곤륜쌍걸 중 하나인 소천수 방각이 탁자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 보였다. 짐맡기는곳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중 다른 한 사람인
새외우부 요학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개의 천막에는 점창파의 장문인
사공도장 四空道長 과 소림사의 장문인 범진대사와 탈진화상, 그리고 개방의
방주 남대선생이 함께 앉아 있었다. 옥면신검 상만천과 산화선자 전민민도 그
천막 안에 있었다. 불어오던 아침 바람이 가시자 동쪽에서 불끈 해가
솟아올랐다.
시작을 알리는 징소리가 천음교 측이 있는 포장이사입주청소 공터의 입구 쪽에
흑의의 경장과 백의의 경장을 한 사오십 명의 천음교 무리들이 나타났다.
가구보관 소년의 호위를 받으며 칠 척 장신에 푸른 장삼을 걸친 백발노인 한
명이 나타났다. 그 노인은 몹시 수척한 편이었으나 허리는 젊은이 못지않게
꿋꿋하였으며 걸음걸이는 몹시 가벼웠다. 긴 수염이 불어오는 바람에 가볍게
흩날리고 있었다. 이 노인이 바로 당년 천음교주 창허상인의 사형뻘이 된다는
팔익신군이었다. 초이행, 전벽군 부부가 따랐으며 그들의 앞과 옆으로 사례동자
백경상과 섭청청이 따르면서 호위하고 있었다.
경상남도 거제시 둔덕면 하둔리 532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