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물고 단 한 번의 출수를 위하여 아껴두었던 진기를 양손에 끌어냈다. 단 한
차례도 시전해 본 적이 없었던 패왕수라공이 장심에 어느 정도 모아졌다고
느낀 순간 그는 일성 포효를 발했다. 소형화물이사 암천을 일시에 무너뜨릴
듯한 굉음이 터졌다. 천지개벽이 일어나는 듯했다. 이상 파고들었던
노마두는 그만 벼락 같은 기운이 역으로 팔을 타고 흘러들어 심장이
파열되어 즉사하고 말았고, 검으로 남궁청운의 가슴 한 치 가량 살점을
베어버린 자는 남궁청운이 휘두른 장력을 정통으로 얼굴에 맞고 머리통이
박살나며 날아가고 말았다. 구사하던 사대봉공 중의 첫째는 필을 제대로
휘둘러 보기도 전에 칠팔 장을 뒤로 퉁겨나가 고목을 들이받으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남궁청운은 제자리에 우뚝 선 채 눈을 부릅뜨고 서 있었다. 굳게 다물고 있는
입술을 비집고 흘러내리는 선혈은 그렇다 치고, 코와 귀에서도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삿짐컨테이너 입었음을 여실히 말해주고 있었다.
신음을 흘렸다. 떨리는 손으로 장도를 찾아 든 자가 조심스럽게 첫째의
의향을 물었다. 남궁청운이 늘어져 있는 양팔을 들어 가슴 앞에서 팔짱을
틀었다. 결정을 내렸음에도 그는 착잡한 표정으로 잠시 남궁청운을 주시하며
입을 놀렸다.
충청북도 옥천군 군북면 이평리 290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