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원의 기색에서 미리부터 이 점을 눈치채고는 심리를 역이용 하고자 한
것이었다. 지금 열 냥 밖에 없소. 그렇다고 물건이 딱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니고. 보관이사금액 매우 고심이 깃든 표정을 지었다. 양해를 구합지요. 열
냥을 꺼내 셈을 치루었다. 싸게 사 가시는 겁니다요.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향해 웃고 있었다. 당신은 정말로 내게 이 도를 싸게 팔았소. 후후후. 있었다.
구입한 덕에 그나마 수중에 몇 푼 남지 않게 된 영호걸은 할 수 없이 성내에서
가장 초라한 객점에 거처를 정해야 했다.
그가 묵게 된 방은 유독 작고 지저분 했다. 오토바이이사 거친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침상에 걸터 앉았다. 아까보다 더욱 고약했다. 꺼내 정성껏
도신을 닦아내기 시작했다. 녹이 다 벗겨져 나가자 짐작대로 도신은 푸른
빛을 발하며 영호걸과 마주하게 되었다. 도광이 촛불에 반사되어 빛을
발했다. 이사포터 영호걸은 그 색감이 마음에 들었다. 아무튼 그는 도신을
들여다 보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거기에서 거무스름한 문양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문양은 번갯불의 형상으로써 도신의 양면에 각기 세 개씩 새겨져
있었다. 상징적인 의미인 것 같은데
전라남도 장흥군 관산읍 부평리 59351
뇌정이라는 글씨를 찾아내고는 만면에 희색을 띄었다. 오토바이이사 이름이
바로 뇌정도였군. 후후 아주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이사꿀팁 뇌정이라는 두
글자가 새겨진 부분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해 내기도 했다. 불현듯 뇌리에서
무엇인가 한 가닥 영감처럼 떠오르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잡고는 힘껏
당겨 보았다. 나더니 칼자루가 도신으로부터 빠져 나왔다.
한 기서에서 읽은 적이 있었다. 보니 거기에는 깨알만한 글씨들이 앞뒤로
빽빽히 적혀 있었다. 야간이사 사람이다. 오토바이이사 누군지는 몰라도
지극히 괴벽한 분이었나 보군. 명호에 걸맞는 자부심을 가지지 않는 한 이런
말은 할 수가 없다. 자라면서 도법에 많은 관심을 쏟았다.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발했다. 치고 이 분의 기질이 정녕 마음에 드는구나. 평생을 도법
하나에 초지일관한 것도 그렇지만, 때가 이르자 즉각적으로 폐관에 들 수
있는 그 용기가 대단하구나. 이것이 바로 내가 가고자 했던 무인이 길이
아니었을지